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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보는 이야기33

돌려받지 못한 세금도 손해일까? 그럼 배상해 주어야 할까? 대법원 2023다253790 판례(23. 11. 16.) - 부가가치세법 제39조(공제하지 아니하는 매입세액) 법인 A는 건설사 B에게 건물을 지어달라는 계약을 맺었다. 7. 23. B는 약속대로 건물을 지어 사용승인을 받아 A에게 잔금을 모두 납부할 것을 요구하였고, A는 다음해 3. 30. 잔금을 모두 치르면서 B에게 세금계산서를 받았다. A는 이를 통해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를 신청하였지만 실제 사용일은 7. 23.이니 작년에 신고를 했어야 한다며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없으니 세금을 더 내라는 세무서의 연락을 받았다. A는 B가 세금계산서를 늦게 떼주는 바람에 공제를 받지 못했으니 손해라고 주장하며 B에게 배상해달라 요구하고 있다. 여러가지 세금 중에서 지금 당장 생각나는 하나의 세금을 이야기하라면 .. 2024. 1. 24.
나는 일을 했지만 사장이 여러명이면 누구에게 임금을 달라고 해야 하는가? 대법원 2019다252004 판례(23. 8. 18.) -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A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소속되어 아이돌보미서비스 제공자이다. 지자체에서는 이 사업을 산학협력단에 위탁하여 센터의 운영을 맡겨 놓은 상황이다. A는 근로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수당을 청구하기 위해 산학협력단에 미지급한 급여를 청구하였으나, 산학협력단은 자기들이 A의 고용주가 아니므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수가 없다고 한다. A는 일은 했지만, 임금을 지급할 사장은 없다. 국가의 행정이란 사회를 유지하고 그 구성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가 사회를 유지하는 방법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조하기도 한다... 2024. 1. 24.
유, 무죄의 판결은 중요하지만, 종이 하나에도 바뀔 수 있을 만큼 가볍기도 하다. 공소장과 포괄일죄 대법원 2020도3626 판례(23. 6. 29.) - 형사소송법 제254조(공소제기의 방식), 제327조(공소기각 판결) 마사지업을 하는 A는 단속을 목적으로 온 경찰이 성매매알선을 요구하자 이에 응하여 체포되었고, 수사의 과정에서 6차례의 알선행위가 더 드러났다. 검사는 경찰이 적발한 건에 대해서만 공소장에 자세히 적고 나머지 6차례의 알선행위에 대해서는 뭉뚱그려서 공소장에 적었다. 고등법원은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는 이를 상고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판례에서 살펴 볼 논점은 사실 2개이다. 성매매알선행위의 해석과 공소기각이다. 하지만 오늘은 공소기각, 즉, 형사소송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법의 기본이 되는 법 6개를 통칭하여 보통 '육법(六法)'이.. 2024. 1. 23.
빌려간 물건이 고장났으면 고쳐놔야지?! 그게 건물이라도 말이야. 대법원 2023다244895 판례(2023. 11. 2.) -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제615조(차주의 원상회복의무와 철거권) 모텔 사장 A는 보험회사 B를 통해 화재보험을 들었다. 어느 날 모텔에 투숙하던 C의 방에서 불상의 이유로 화재가 났고, 이에 B는 A에게 화재보험금 5,800만원을 지급하였다. 하지만 보험회사 B는 손님 C와 모텔사장 A 간의 숙박을 '단기 임대차 계약'으로 보고 C가 빌려간 물건이니 원상복구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A에게 지급한 보험금 일체를 C가 부담해야 한다 주장하고 있다. C는 투숙객일 뿐인데 화재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하는지 억울하다. 내가 낸 화재도 아닌데 말이다. 논점이 애매할 수 있어 다시 한번 자세하게 설명하고 살펴보도록 한다. 보험회사 B는.. 2024. 1. 20.
사람을 때려도 무죄? 범죄라는 것은 생각보다 저지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당행위 대법원 2023도10768 판결(23. 11. 2.) - 형법 제257조(상해), 제20조(정당행위) 복싱학원 코치를 하고 있는 A는 회원등록을 취소하려는 손님 B와 관장 C가 치고받고 싸우자 이를 말리는 중이다. 그 때 A는 B가 갑자기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움켜쥐는 모습을 본다. A는 혹여나 B가 칼을 들고 관장을 찌를까 싶어 그를 지키기 위해 B가 손을 주머니에서 빼지 못하도록 잡고 물건을 확인해보니 다행히도 녹음기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B는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여 확인해보니 손가락 골절을 입었다. A는 관장을 보호하고 싶었을 뿐이지만 상해의 결과를 낳았다. 형법은 '어떤 것을 범죄라고 하는지'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혼내줄 것인지'를 정한 법이다. 이번 사례와 관계가 깊은 상해죄를.. 2024. 1. 20.
실질이냐 형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포괄주의와 실질과세 대법원 2023두44061 판결(2023. 11. 2.)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 제2항(배우자 상속공제) 남편은 건물을 처분한 뒤 현금을 받아 A와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를 끝내지 못하고 사망하였다. 이에 A는 남편의 뒤를 이어 건물을 상속받은 뒤 제3자와 했던 계약을 끝까지 이행하였다. 다만 A는 어차피 주인이 정해졌기에 자신에게 상속 등기 하지 않고 그대로 3자에게 넘겨주었다. 관할 세무서에서는 이를 상속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상속세의 가장 큰 혜택인 '배우자 상속 공제'를 받지 못할 것 같은 A는 고민이 많다. 세법의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애매모호'이다. 도대체가 법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 '애매모호하다'는 표현은 반대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언어이기도..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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