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 하라주쿠역(메이지신궁역) 근처 맛집 카와라야에 다녀왔다.
내겐 만 5세의 딸이 있는데 딸은 고작 밥을 먹기 위해 2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몇 번을 이야기하지만 아무리 맛집이어도 손님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기본이 안되있는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일본 그것도 도쿄라면 저런 마음가짐으로는 단 한끼도 먹지 못한다. 당장 10분만 걸어봐도 느낌이 온다. “이곳은 웨이팅 없는 밥집이 있을 수가 없겠구나...”라고... 그만큼 사람이 넘치는 도시이다.
일본은 구글평점이 잘 되어있어서 음식점을 고를 때, 평점순 + 최저평점을 준 사람의 평가내용만 참고해도 평타는 간다. 그런 면에서 카와라야는 괜찮은 집이었다.
가이세키 정식같은 느낌의 밥집이다. 사실 화려하지도 않고 사람에 따라서는 “여기까지 와서 먹을 밥인가?” 싶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보통 여행가자 하면 일본이었던지라, 크게 개의치 않기에 선택한 것이니 많은 기대를 품고 도쿄에 온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메뉴도 사실 많이 불친절하다. 시오는 분명 흙 토 변을 쓰는데(塩) 저게 어떻게 소금을 나타내는 한자인가... 멘치(メンチ)는 멘치로 보이는가? 가이세키 정식답게 계절, 시기에 따라 메뉴가 바뀌기에 직접 손으로 메뉴를 쓴 모양이다.
위 메뉴는 런치 메뉴이다. 그나마 알아먹을 수 있는 고등어(サバ) A세트, 돼지고기생강조림(生姜焼き) B세트, 아래 네기토로(ネギトロ, 참치의 비계가 많은 싼 부위에 파를 얹은) 덮밥을 주문했다.
고등어와 멘치커틀릿이 나온다. 소박해보이는 가이세키 같아 보여도 맛은 그렇지 않았다. 장국은 정말 맛있었고, 커틀릿도 가격 대비 생각하면 상당한 수준이었다. 고등어는 사실 뭐 맛있고 말 것이 없다. 간장이든 소금이든 바르고 굽는 게 전부인지라... 하지만 맛이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전부 괜찮은 맛이다.
딸을 위한 쇼가야끼다. 절반은 부모의 입으로 들어갔지만, 이 가격에 이 양과 맛이면 충분하다.
네기토로는 원래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내게는 정말 안성맞춤이었다. 내가 언제 또 도쿄를 오게 될 지는 몰라도, 이건 한 번 정도는 재방문할 의사가 있다.
위에 먹은 것들은 모두 런치메뉴이며, 이 곳은 원래 저녁장사를 하는 모양이다. 딱 이자까야 스타일의 가격과 메뉴도 함께 있다. 하지만 런치도 괜찮으니 근처에 올 일이 있다면 한번 정도는 경험해 볼 만하다.
14시부터 브레이크타임이라고 적혀있으나 계속 손님을 받고 있던 것으로 보아, 라스트오더가 14시인 것 같다. 우리는 13시 20분 정도에 방문했는데 그 뒤에도 여럿 왔었다.
생맥주는 없고 병맥주만 판다고 하며, 런치는 현금만 받는다. 접객하시는 아주머니가 상당히 친절하시다. 맛은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고 일본만큼 조미료 잘 쓰는 곳도 없다. 친절한 가게, 여행까지 왔는데 혐오 없는 가게가 최고다. 그런 면에서는 별점 다섯 개짜리 음식점이다.
위치는 아래와 같다.
https://maps.app.goo.gl/yCJYLQvqaNBpwif86?g_st=ic
Kawaraya · 4.3★(107) · 이자카야
일본 〒150-0001 Tokyo, Shibuya City, Jingumae, 6 Chome−23−7 神宮前太田ビル 2階
maps.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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