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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이야기

중학생이 풀어보는 수능 수학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5번, 미분은 왜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by KatioO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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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5번 (2025. 11. 14.)

대놓고 미분의 성질을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이다. 사실 고등학교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는 문제이지만, 중학생이 이를 이해하기는 여간 쉽지가 않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로 극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미분이라는 개념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분이란 무엇이고 이 활용법을 암기한다면야 1분도 되지 않아 풀 수 있는 문제이지만, 필자는 이 문제를 통해 미분의 개념을 정의하는데 왜 극한이 필요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기에 2번 문제에서 함수의 연속성을 살펴보기 위해 설명한 함수의 극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https://wkqtkdtlr.tistory.com/385

 

중학생이 풀어보는 수능 수학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2번, 함수의 극한이란? 좌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2번 (2025. 11. 14.)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https://wkqtkdtlr.tistory.com/382 중학생이 풀어보는 수능 수학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2

wkqtkdtlr.tistory.com


미분이 발견되기 전, 케플러의 주장

1609년 케플러는 관측을 통해 *지구의 공전궤도는 원이 아니라 타원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공전속도는 일정하지 않고, 태양에 가까울수록 빠르며, 멀수록 느려진다고 주장하여, 기존 천문학자들의 주장(공전속도는 항상 일정하다)에 완전히 배척되는 이야기를 한다. 이를 케플러 2법칙이라고 한다.

*각주) 실제로는 케플러 자신도 지구의 공전궤도가 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화성을 다시 관측, 그 결과를 발표한다.

 

일정 시간 동안 지구가 공전궤도상 움직이는 거리와 출발점, 도착점, 태양이 이루는 호 형태의 넓이를 $S_1$이라고 할 때, 케플러는 태양에서 가까운 쪽이 더 빨리 움직인다고 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양에서 가까운 쪽은 같은 시간이라도 더 많이 움직이게 된다($S_2$).

 

$S_1, \; S_2$를 움직인 시간이 같다고 하면 $S_1 = S_2$라는 것이 케플러 2법칙이다. 하지만 케플러는 관측한 사실만을 토대로 유추한 것이지, 이를 증명하지는 않았다. 

 

뉴턴은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고 싶었다. 다만, 케플러 2법칙을 증명하는 것이 케플러의 본 주장인 "공전속도는 태양에 가까울수록 빠르며, 멀수록 느려진다." 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왜일까? 지구의 공전속도가 다음과 같다고 해보자

어차피 지구가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는 가정 자체를 뒤집는 것인데 지구가 항상 일정하게 증가하고 일정하게 감소한다고도 보장할 수 없고, 위 그림과 같이 면적은 같다는 사실만으로는, 태양에서 멀어지는 만큼 실제 지구의 공전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말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케플러의 주장은 증명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이렇게 쓰여야 맞다.

 

"평균적으로 지구의 공전속도는 태양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평균변화율과 순간변화율

케플러의 주장은 어찌됐든 "일정 시간 동안" 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같은 시간 동안 움직이면서 만드는 부채꼴 모양의 면적은 항상 일정하다는 것. 이를 반대로 이야기하면, 일정 시간 동안 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출발점과 끝점의 위치 변화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지구가 10초 동안 100m를 이동한다고 했을 때, 9초동안 99.9m를 이동하고 1초동안 0.1m를 이동하는 것이나, 10초 동안 같은 속도로 100m를 이동하는 것이나 같은 면적을 만들게 된다. 즉, "일정 시간 동안"에 속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10초 뒤에 결과적으로 지구가 이동한 그 종점($Q$)만이 중요하다.

만약 어떤 물체가 $t_1$시점에 $s_1$에 위치($P$)해 있다가 $t_2$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위의 그래프에 따라 $s_2$로 이동($Q$)했다고 해보자. 그래프를 살펴보면, 이 물체는 $t_1 \rightarrow t_2$로 시간이 흐르는 중에 오히려 $s_1$보다 뒤로 움직이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s_2$에 도착한다. 그렇다면, 이 물체는 평균적으로 어떻게 변화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시간이 7초에서 12초가 될 때까지는 5초가 흘렀다고 표현한다. 12초 - 7초 = 5초로 계산한다. 또한, 집에서부터 100m떨어진 곳에서 이곳 저곳 다니다가 집에서 150m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면, 결국 나는 50m 위치가 변한 것이다. 150m - 100m = 50m로 계산한다. 즉, $t_1$에서 $t_2$로 흐른 시간은 $t_2 - t_1$, 그 시간동안 $s_1$에서 $s_2$로 이동한 거리는 $s_2 - s_1$이다. 5초동안 50m의 위치가 변한 것이라면, 순간순간 속도는 알 수 없어도 평균적으로는 $\dfrac{50m}{5초} = 10m/s$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t_2 - t_1$시간 동안 $s_2 - s_1$ 만큼 위치가 변했다면, 위 물체는 평균적으로 다음과 같이 변했다고 말할 수 있다. 

 

평균변화율  $\overline{v}$ $= \dfrac{s_2 - s_1}{t_2 - t_1} = $ 빨간색 선의 기울기

 

이렇게 표현하고 보니, 평균변화율은 점$P$와 $Q$를 잇는 직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방법과 같다. 위 물체는 실제로는 $s_1 \rightarrow s_2 $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평균적으로 $\overline{v}$ 만큼 변화했다는 것이다. 

 

케플러의 주장대로 면적이 같다는 이야기가 항상 지구의 공전속도는 태양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고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평균적으로는 그래왔다고 이야기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턴은 이것이 수학적으로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정기간동안이 아닌 매순간순간의 지구의 공전속도 변화율이 실제로 태양과의 거리에 항상 반비례하고, 여기에는 이상점(異常點)이 없다고 증명하고 싶어했다. 쉽게 말해 모든 순간에 태양과 거리가 멀어져도 공전속도가 빨라지는 지점은 존재하지 않는 예외가 없는 아름다운 명제가 되기를 바랐다. 즉,

 

"항상 매순간 지구의 공전속도는 태양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순간이라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난 그때, 아주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뉴턴은 이를 $t_2$를 $t_1$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여

$t_2$를 $t_1$에 한없이 가까워지게 만들면 순간적인 변화율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 □에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내용은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본 표현이 아닌가? 바로 극한이다. 만약, 시간에 따른 지구의 공전궤도 상의 위치를 나타낸 함수를 $f(t)$라고 정의하면, 뉴턴이 고안한 순간적인 변화율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begin{align} \lim_{t_2 \to t_1}{f(t)} & = \lim_{t_2 \to t_1}{\frac{s_2 - s_1}{t_2 - t_1}} \\ \\ & = \lim_{t_2 \to t_1}{\frac{f(t_2) - f(t_1)}{t_2 - t_1}} \end{align}$$

$t_2 \neq t_1$이지만, 서로 거의 차이가 없도록 한없이 가까워진다고(= 둘 사이의 거리가 거의 0에 가깝다는 것) 가정해보는 것이므로, 이 둘 사이의 거리를 아주 작은 수 $a$라고 할 때, $t_2$는 다음과 같이 표현이 가능하다.

$$t_2 = t_1 + a \; \cdots \; (1)$$

$t_2$가 $t_1$에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것 = 둘 사이의 거리가 0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므로, 극한의 정의에 따라 둘 사이의 거리인 $a$가 0에 한없이 가까워짐을 의미, (1)도 활용하여 순간변화율을 극한으로 다시 표현해보면

$$ \begin{align} \lim_{t_2 \to t_1}{ f(t) } & = \lim_{a \to 0}{ f(t) } \\ \\ & = \lim_{a \to 0}{ \frac{f(t_1 + a) - f(t_1)}{(\cancel{t_1}+a) - \cancel{t_1}} } \\ \\ & = \lim_{a \to 0}{ \frac{f(t_1+a) - f(t_1)}{a} } \; \cdots \; (2) \end{align} $$

뉴턴은 순간순간의 변화율($v$)을 단순한 $\dfrac{s_2 - s_1}{t_2 - t_1}$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극한을 사용함으로써 수학적으로 아주아주 짧은 시간 = $t_1$과 $t_2$가 거의 차이가 없는 그 찰나의 시간에 위치의 변화를 위의 (2)식으로 계산함으로써, 케플러의 주장을 완벽하게 증명하려고 시도했고, 이것이 미분의 시작이다.

 

$t_1$을 $x$로 바꿔서 표현하여, 어떤 함수 $f(x)$에 대해서 $x$가 $a$에 한없이 가까워질 때, 이 둘 사이의 거리를 $h$, $x = a$에서의 순간변화율을 $f'(x)$라고 하면, 지금까지 살펴본 식들을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begin{align} f'(x) & = \lim_{x \to a}{\frac{f(x)-f(a)}{x-a}} \\ \\ & = \lim_{h \to 0}{\frac{f(x+h)-f(x)}{h}} \end{align} $$

이것이 미분의 정의이다. 즉, 미분이란 어떤 함수 $f(x)$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변형식 중 특별한 하나의 극한값이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변형 한 번이 수학적으로 의미를 갖는 아주 특별한 성질을 띄게 되고, 이는 수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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