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2024. 9.)
문제는 단순하다. 쓰여져 있는 식의 값은? 즉,
$$ {\sqrt[4]{32}} \over {\sqrt[8]{4}} $$
는 다음의 보기 중 무엇과 같냐 묻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결국 √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거듭제곱이란?
우리가 살면서 곱셈이라는 것을 제일 먼저 접하는 것은 바로 '구구단'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같은 수를 여러번 더해야 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은데, 예를 들어,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의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 받아쓰기 성적이 높은 순으로 5등까지는 연필 3자루를 주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자. 선생님이 미리 준비해 와야 할 연필의 총 개수는 몇 개인가?
1등에게 3자루, 2등에게 3자루, 3등에게 3자루, 4등에게 3자루, 5등에게 3자루를 주어야 하므로 3+3+3+3+3 = 15개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번엔 교장선생님이 전교생 600명 중 83등까지 연필 3자루를 주기로 했다고 가정해보면, 이를 식으로 표현하기에는...
3+3+3+3+3+3+3+3+3+3+3+3+3+3+3+3+3+3+ …
이렇게 총 83번을 쓴 다음에 이를 더해야 한다. 계산을 못할 것도 아니지만, 우선 보기에도 너무 길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이를 축약해서 표현할 방법을 고안해내는데, 바로 × 기호를 이용하는 것이다.
3 × 83
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정의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적어도 눈으로 확인하기에는 위보다는 아래가 더 간편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답을 떠나서 아래는 적어도 3개씩 83명에게 지급한다는 사실이 한 눈에 보이기 때문.
같은 수를 여러번 더하는 경우가 필요해서 곱셈과 구구단이 나타났다면, 이번엔 같은 수를 여러번 곱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학자들은 앞서 덧셈의 경우도 ×을 사용하여 수식을 줄였듯이, 이번에도 이를 축약해서 표현하는 방법을 고안해내는데, 이를 거듭제곱이라고 한다.
$$ {a^n} = \overbrace {{a} \times {a} \times {a} \times … \times {a}}^n $$
a를 반복하여 3번 곱하는 것을 a×a×a 라고 길게 표현하지 않고 a³ 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n번 곱한다는 이야기는 어찌됐든 셀 수 있었다는 뜻이다.
분수에서 분모와 분자에 같은 수가 있다면 우리는 이를 서로 없앨 수 있다. 이를 약분이라고 표현하는데, 아래 분수를 한번 살펴보자.
$$ \frac {12} {6} = \frac {2 \times 6} {6} = \frac {2 \times \bcancel{6} } {1 \times \bcancel{6} } = \frac {2} {1} = 2 $$
이러한 원리는 미지수의 거듭제곱에서도 같은 원리로 적용된다.
$$ \frac {a^3} {a^2} = \frac {a \times \cancel{a} \times \cancel{a} } {\cancel{a} \times \cancel{a} } = a $$
a를 3번 곱한 것(이를 a의 3승이라고 한다.)에서 a를 2번 곱한 것을 나누었다. 분자는 a의 3승이고 분모는 a의 2승이다. 분모와 분자에 같은 수가 있다면 이를 약분할 수 있으므로, 위와 똑같이 분모에 있는 두 개의 a만큼 분자에서도 두 개의 a가 없어지게 된다. 다르게 표현하면, 분자의 a의 개수에서 분모의 a의 개수만큼을 뺀 나머지 만큼이 마지막에 남게 된다는 말과 같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 \frac{a^3}{a^2} = a^{3-2} = a^1 = a $$
확장시켜서 분자에는 m개의 a가 분모에는 n개의 a를 거듭제곱 했다면, 다음과 같이 표현될 것이다.
$$ \frac{a^m}{a^n} = a^{m-n} $$
우리는 앞서 a³은 "a를 3번 곱했다."고 표현한다 했기에, 위의 경우에는 "a를 m-n번 곱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 = 4, n = 2라면 "a를 2번(4 - 2 = 2) 곱했다." 라고 한다. 즉,
"a를 4번 곱한 것을 a를 2번 곱한 것으로 나눈 것은, a를 2번 곱한 것과 같다" …… (1)
다만, 지금까지 써왔던 "n번 곱한다."라는 말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알게 모르게 "n번 곱한다."라는 것은 곧, a를 곱한 횟수를 "셀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a를 3번 곱하든 n번 곱하든, 결론적으로는 같은 a를 "몇 번" 곱할 것인지 세어 왔다는 것.
그렇다면, a의 m-n승 역시 "a를 m-n번 곱했다."로 표현하다 하였으니, 이번에는 반대로 m = 2, n = 4라고, n을 m보다 더 큰 수로 가정해보고, 다시 위의 문장에 빗대어 살펴보면
"a를 2번 곱한 것을 a를 4번 곱한 것으로 나눈 것은, a를 -2번 곱한 것과 같다"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바로 "-2번 곱한다."라는 것이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센다고 표현할 때 사용하는 n번, n개에서의 n은 자연수로만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연수가 아닌 '-2'인 정수가 나와버렸기 때문. 다시 이를 수학적으로 조금 표현해보자면, a의 n승에서 n은 자연수로만 정의해왔었는데, 갑자기 정수가 나와버려서 이상해졌다는 것이다.
한글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해졌으니 이를 다시 수식으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 a^{-2} = a^{2-4} = \frac{a^2}{a^4} = \frac{\cancel{a} \times \cancel{a}}{a \times a \times \cancel{a} \times \cancel{a}} = \frac{1}{a \times a} = \frac {1} {a^2} $$
a를 -2번 곱했더니 그 결과는 오히려 a를 두 번 나눈 결과가 되었다(엄밀히 이야기하면 a의 2승으로 나누었다). 즉,
"a를 -2번 곱한 것은, a를 2번 나눈 것과 같다." …… (2)
즉, 자연수가 아닌 0보다 작은 정수에 대해서도 우리는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깊게 다루면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해당 포스팅 참고)
$$ a^0 = 1 $$
라고 약속하면, 결국 우리는 0보다 큰 수, 0, 0보다 작은 수(이 모두를 합쳐서 우리는 "정수"라고 부른다.)만큼 거듭제곱한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a^n = \begin {cases} a를\,n번\,곱한다. & n>0 \\ \, \\ \; 1 & n=0 \\ \, \\ a를\,n번\,나눈다. & n<0 \end{cases}$$
즉, a의 n승을 정수에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2번 곱했다는 표현이 1 / a² 임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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